로레나 오초아(오른쪽)와 아니카 소렌스탐의 경기 모습.

■ 2008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결산

아직은 '오초아 전성시대'다.

'넘버 1'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예상대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7승을 수확하며 상금여왕과 다승, 올해의 선수 등을 '싹쓸이'했다. 외형적으로는 지난해 8승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오초아는 그러나 상반기 파죽지세로 6승을 거둔데 비해 하반기에는 1승을 추가하는데 그쳐 '新여제'의 카리스마가 위축된 양상을 보였다.

이에비해 '지존' 신지애(20ㆍ하이마트)는 비회원 신분으로 3승을 일궈내 오히려 시즌 막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은퇴선언'과 더불어 외신들은 벌써부터 "큰 별이 떠나는 자리에 새로운 별이 다가서고 있다"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신지애가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내년 LPGA에는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오초아 "메이저 3연승 실패 증후군"= 2007년 6승, 지난해 8승, 올해 7승. 오초아가 최근 3년간 걷어들인 승수만도 무려 21승이다. 오초아는 특히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으로 숙원이던 메이저우승을 신고했고, 올해는 나비스코챔피언십까지 더했다. 270야드에 육박하는 투어 최고의 장타에 컴퓨터 아이언 샷 역시 투어 1위인 71.6%의 그린적중율을 보이며 빛을 발했다.

오초아는 이때문에 두번째 메이저인 LPGA챔피언십을 앞두고는 '메이저 3연승'에 대한 기대치까지 한껏 부풀렸다. 하지만 오초아의 맹활약은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이때까지 10개 대회에서 6승을 거두며 독주를 거듭하던 오초아는 LPGA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그친 뒤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오초아는 결국 시즌상금도 지난해 436만달러의 63.3% 수준인 276만달러에 그쳤다.

신지애

지난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소렌스탐은 반면 개막전 우승으로 투어 통산 7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4월 스탠퍼드인터내셔널프로암과 5월 미켈롭울트라오픈에서 연승을 추가한 소렌스탐은 바로 다음 대회인 사이베이스클래식을 앞두고 "새로운 가정과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돌연 은퇴를 선언해 빅뉴스를 만들기도 했다.

'넘버 2'의 자리는 '핑크공주' 폴라 크리머(미국)에게 돌아갔다. 크리머는 2월 필즈오픈에서의 첫 승을 기점으로 거의 3개월 간격으로 1승씩을 챙기는 고른 활약을 보이며 결국 '4승 챔프'에 등극해 상금랭킹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5승을 거두며 파란을 일으켰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는 반면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무관의 신세'로 전락했다.

▲ 한국낭자군의 주류는 이제 '박세리키즈'= 지난해 4승에 그쳤던 한국은 이선화(22ㆍCJ)가 5월 긴트리뷰트에서 우승하면서 물꼬를 텄다. 이선화는 한달 후 NW아칸소챔피언십 우승으로 '멀티플위너'에도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지은희(22ㆍ휠라코리아)와 박인비(20ㆍSK텔레콤), 오지영(20), 김인경(20ㆍ하나금융) 등 '박세리키즈'가 승수를 추가했다.

'한국낭자군'으로써는 박세리(31)와 김미현(31ㆍKTF), 박지은(29) 등 이른바 '1세대'가 퇴조하고 '루키군단'이 주력부대로 떠오른 원년이 됨 셈이다. 한국은 신지애가 비회원 신분으로 3승을 보태면서 결과적으로 미국과 함께 '9승 합작'에 성공해 최다승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LPGA투어는 8월 한국선수들을 의식한 듯 '영어의무화정책'까지 발표했지만 세계언론의 따가운 질타속에 곧바로 이마저 무력화됐다.

신지애는 특히 8월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LPGA 직행티킷을 따 낸 이후 2주전 일본에서 열린 미즈노클래식을 제패했고, 시즌 최종전인 ADT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 본토까지 점령해 순식간에 세계적인 빅스타로 도약했다. 미국언론에서 조차 "박세리를 능가하는 최고의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소렌스탐이 떠난 LPGA무대는 이에따라 내년에는 오초아와 신지애, 크리머의 '빅 3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초아에 버금가는 장타력과 정교한 아이언 샷까지 장착한 신지애가 서서히 세계정복을 향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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