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남자 PGA 경기 중계를 잘 보지 않는데 (시차가 있기 때문에...)
브리티시는 오래동안 중계하기도 했고 저녁시간이라 4라운드 내내
조금씩은 보게 되었습니다.

타이거우즈가 컷오프되고 다른 유명선수들도 별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는데도
중계를 계속해서 본 이유는 다름아닌 톰 왓슨 때문...

아시다시피 톰 왓슨은 챔피언스 투어에서 뛰고 있는 노장중의 노장입니다.
온화한 미소와 훌륭한 매너로 잘 알려져 있는 어쩌면 현역중에서는 가장 훌륭한 선수이지만,
잭니클라우스와 아놀드파머, 게리플레이어에 비해서 명성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3라운드 끝난 상황에서 1타차 선두로 올라선 겁니다.
아무리 브리티시에서 5승을 했고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1승이 있다고는 하지만
60이 넘은 나이에... (만으로는 59세지만 49년생이면 우리 어머니보다 나이가 많은...)
내노라하는 젊은 친구들과 어께를 나란히 해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왔습니다.

4라운드에서는 약간 긴장했는지 퍼트가 전 라운드들에 비해서는 좋지 않았습니다.
초반의 보기들로 1위자리를 뺐기기는 했지만 특유의 꾸준한 플레이로 후반홀에서는
계속해서 1위자리를 내 주지 않았더랬습니다...

리 웨스트우드가 막판에 연속 보기를 하면서 2타차로 내려 앉고 스튜어드 싱크에 
한타차로 앞섰던 마지만 18번홀 두번째 샷까지는 우승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골프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사건이 하나 터지는 순간이었지요...
그렇게 경험이 많은 선수도 긴장을 하나 봅니다. 그린을 살짝 놓친 (어렵긴 했지만...)
상황에서 퍼트를 길게 하더니 마지막 챔피언이 될 수도 있는 오르막 퍼트를 어이없게
짧게 쳐서 결국은 연장으로 갔고 나중에 보니 4홀 연장에서 싱크에게 패했더군요...

싱크의 집중력이 빛난 경기였지만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가 아니었나 합니다...
하지만 정말 진심어린 박수를 그분에게 쳐 드리고 싶습니다. 
메이저를 8승이나 올린 대 선수가 그토록 훌륭한 인품으로 존경받기도 어려운데,
60세 나이에 현역 선수와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존경스러웠습니다... 

골프는 인생과 같다고 말들을 많이 하지요...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인생이 그 선수의 얼굴에 다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문득... 저도 비록 그 분 처럼은 아니더라도 그 나이에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온화한 미소는 아니더라도 얼굴에서 인생이 드러날 수 있었으면 바라게 되었구요... 

 다시 한 번 탐 왓슨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