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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선수는 한번 칼 대면 끝이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증명해 보여야죠.”
‘작은 거인’ 장정(29·기업은행)이 손 부상을 훨훨 털고 때 이른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새 출발을 위해서다. 4일 그가 내뱉은 결연한 말 한마디에서 쉬 드러난다.
200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해 올해로 10년째. 하지만 올 시즌 장정은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지난 2월 오른손 삼각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사실상 시즌을 접는 답답함 속에 1년을 보냈다.
“2년 동안 내내 손이 아팠지만 대회가 계속됐기 때문에 아픈 것을 참고 볼을 쳤어요. 결국 연골이 찢어진 뒤에야 너무 늦게 수술을 하는 바람에 올 시즌은 재활로 시즌을 다 보냈죠. 지난 여름에 괜찮겠다 싶어 투어에 복귀했지만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다 보니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 줄 수 없었어요. 8경기에 출전했지만 지난 몇 년간 당한 예선 탈락을 모두 합친 숫자만큼 성적이 저조했죠. 결국 이대로는 자신감만 상실하겠다 싶어 시즌을 접고 푹 쉬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뒤 지난해까지 큰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해왔던 장정에게 부상은 처음 겪는 낯선 시련이었지만 한편으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 간 뒤 9년 동안 부상 없이 출전 가능한 거의 모든 대회를 뛰었는데 올해는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사실 좀 힘들었어요.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동안 습관처럼 대회에 나가고 경기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열정이 다시금 생겼고 다 나으면 제대로 된 뭔가를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깊어졌어요.”
2009년 시즌이 끝나기도 전인 이날 오전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일찌감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장정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행복해 보였다. 장정의 행복감 속에는 지난달 18일 4년 열애 끝에 약혼식을 올린 한 살 연상의 프로골퍼 이준식씨의 영향도 컸다. 약혼자와 함께 출국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동계훈련에 들어갈 예정인 장정은 재기를 다짐하며 내내 밝은 웃음을 떠올렸다.
“내년 시즌 전까지 100일 정도의 시간이 남았는데 수능 준비하는 수험생처럼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올 겨울에는 아버지께 ‘미국에 처음 갔을 때처럼 잔소리 좀 많이 해 주세요’라고 부탁드렸을 정도예요. 10년 전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처음처럼 다시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내년에는 다시 작은 거인의 진가를 보여 드려야죠. 아버지가 내년에 치는 거 보고 시집 보내 준다고 하셨는데 시집가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
/easygolf@fnnews.com 이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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